튤립 구근 수확 후 가드닝 정체기…를 지나 다음 해 봄에 심기의 후속 편!
-가을 파종을 놓쳐서 아쉽고 적적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다음 해 봄 파종을 해보아요-
2023년 2월 23일, 아직 온도는 영하를 오르내리는 시기
용케도 이렇게나 모두 싹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정말 기쁜 발견을 했다. 땅에 묻어놓고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아마 포기하고 거름이나 되겠지 했던) 구근들이 모두 그 추웠던 겨울을 버티고 꽝꽝 얼어서 삽이 들어가지도 않았던 땅에서 뾰족 솟아났다. 튤립을 심었던 자리에 그냥 자포자기 심정으로 아주가를 심었고, 장마 이후 이곳은 아주가의 성장무대였다.

튤립들은 정말 강하구나.....! 푸른곰팡이에 잠식당해 그냥 던져놨던 것마저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있었다.
3월 12일, 기온이 점차 오르고 그 사이 비도 오고 꽃샘추위도 왔다 갔다.
꽃눈을 만든 개채는 단 두 개뿐이지만 잎사귀 크기가 거대해서 왠지 기대하게 된다. 꽃을 만들지 않아도, 초록빛이면 무조건 반가운 이 시기에 이렇게 풍성한 볼륨을 보여주니 그저 기특하기만 하다. 애초에 곰팡이를 해결하기에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방치했던, 버리기 직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심었던 것 들이기에 유달리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마침에 3월, 이렇게 잎을 내는 모습이 놀랍고 대견했다.
마당 흙에다 심고 장마 직전 포기했던 것들, 심지어는 버려둔 것에서도 모두 잎이 나고 있는 걸 보니 이곳이 생각보다 나쁜 환경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포트에 심어뒀던 초미니 자구들을 완전히 옮겨주기로 했다.
꽃은 안 피워도 좋으니 그곳에서 다른 지피 식물들과 어우러져서 꽃샘추위가 오기 전 초봄의 화단을 차지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물론 꽃을 내기엔 역부족인 자구들이라서 구근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또 또 헛된 희망)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의 미니 자구들..!ㅎㅎ
...!
내가 심은 게 튤립이 아니라 대파였던 걸까...?
콧물이 늘어지듯 길쭉하게 여러 갈래로 자란 구근들...
상층부의 푸른곰팡이를 피해서 아래로 도망쳐온 것 같다는 인상.
심지어 아래 배수층의 자갈까지 뚫고 내려가 화분 밖으로 나간 것도 있었다. 당황스러운 비주얼 ;;;
곰팡이를 어찌해야 할까 잠시 고민 후 그냥 그대로 땅에 옮겨 심었다.
살려면 살고~~~~ 아님 말겠지~~~~~
욕심을 비우자 알아서 살게 두자!
(알구근 시절 락스물에 남가 소독하고 별 난리를 쳐도 푸른곰팡이 생긴 트라우마+ 곰팡이 있는데도 이만큼 자라다니 신기하네=두고 보자)
혹시 흙 위쪽에 뿌려준 퇴비 때문일까?
노지에서 겨울을 난 구근들 앞에 주르륵 열지어 심어줬다.
봄 맞이 클리어런스 세일로 무척 싸게 산 구근들이 곧 배송될거라서😆 자리를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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